역사를 다루는 콘텐츠는 사건의 경과와 결말을 관객이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신선한 서사가 나오기 어렵다.  영화 '천문'을 보기로 마음먹었을 때 그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역사의 빈 페이지에 불어넣은 허진호 감독의 상상력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볼만한 영화고 영화 중간 중간 위트있는 대사들이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역사극의 재미를 높여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 슬펐기 때문이 아니라 감동적인 두 인물의 브로맨스때문이었다. 내가 세종이었더라도 장영실의 그런 센스있는 마음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겠다 싶더라. 그래서 괜히 옆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나에게도 저렇게 해달라 했다. 엉엉.

 

한석규와 최민식이라는 두 내로라하는 배우의 연기가 그 감동을 배가 시켜줬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 눈빛가과 호흡에 빨려들어가는 듯 했다. 뿌리깊은 나무에서도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였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발성과 대사의 흘림이 새로웠고, 최민식은 명랑에서의 이순신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종에 대한 순진무구한 열정을 보여줬다.

 

이 영화에 별점을 준다면 7점을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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