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는 어느 날 엘사는 북쪽 숲에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소리의 진실을 찾아 안나, 올라프, 크리스토퍼, 스벤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과거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강 '아토할란'을 향한 여정에서 과거의 진실을 하나씩 알게 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통해 주인공들이 성장한다는 스토리이다.
6년 만에 돌아온 겨울왕국2이 개봉한지 10일만에 700만명을 돌파하며 무섭게 천만영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편의 명성을 등에 엎고 승승장구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실망이 컸다. 뻔한 디즈니적 서사는 그렇다치고서라도 채워주는데 올라프의 전편 우려먹기 외에는 별다를 게 없었다. 처음보다 두번째의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해도 말이다.
전편은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고 스스로를 괴물처럼 여겨 마음을 닫아버린 엘사를 다시 돌려놓기 위해 떠나는 안나의 여정을 흥미롭게 그려냈다면 이번편은 그 과정이 거의 생략되어 재미가 반감되었다.
둘 다 엘사와 안나의 성장스토리를 그린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지만 전편은 스토리를 설득력있게 그려냈다면 이번은 별로 그렇지 않았다. 원주민의 영역을 문명으로 침해한 윗 세대들의 잘못을 속죄하고 다시 새로운 왕국으로 거듭난다는 다소 원론적인 주제의 식상함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많은 것을 생략해버린 전개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엘사와 안나의 엄마가 구지 아버지를 그 숲에서 구해서 나왔다는 설정도 엘사가 북쪽 숲의 지도자가 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끼워넣기식 설정에 불과한 것 같다.
엔딩크레딧을 전부 본 이후에 나왔던 쿠키영상도 영 별로였다. 내 뒤에 앉았던 어떤 분은 "이게 다야?"라고 말했다.
다만, 화려해진 그래픽이 영화의 아쉬움을 조금 달래주었다. 만약 3D나 4D로 봤다면 좋은 구경을 했다는 점으로 만족하고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하나 더 볼만했던 점을 꼽자면 날로 갈수록 예뻐지는 엘사의 미모정도랄까.
새로운 옷도 하나 장만해서 엘사 패션을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물론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은 저거 사달라는 아이들의 요구를 감당해야하겠지만 말이다.
겨울왕국 3가 나온다면 글쎄, 나는 다시 이것때문에 영화관을 찾게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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